尹 대통령이 강조한 ‘자유’… 배경은 이 책에 있다
尹 대통령이 강조한 ‘자유’… 배경은 이 책에 있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5.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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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취임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합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습니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입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낭독한 제20대 대통령 취임사에는 유독 ‘자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자유는 총 35회 언급되며 취임사 전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그 다음으로 많이 쓰인 단어는 15회 언급된 ‘국민’이었다. 취임사 초안을 직접 탈고한 윤 대통령은 30분 분량이던 원고를 20분 내로 쳐내면서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윤 대통령의 생각과 말은 ‘자유’라는 가치를 밑바탕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의 가치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은 그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경제학자인 윤 교수는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에게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선물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정치에 입문하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이 책을 언급한 바 있고,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대선후보 질의응답에서는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라고 꼽았다. 그러므로 『선택할 자유』는 앞으로 윤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과연 이 책은 어떤 책일까. 그리고 그가 강조한 ‘자유’는 정확히 어떤 자유일까.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소상히 알아보자.

먼저, 『선택할 자유』를 번역한 민병균‧서재명‧한홍순은 “이 책은 1970년대에 TV 다큐멘터리 시리즈 ‘선택할 자유’로 제작돼, 193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발전되어온 규제자본주의의 케인즈적 정책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는가를 논리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파헤치는 데 성공한 책”이라고 평가한다.

여기서 언급된 ‘케인즈적 정책’은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경제 정책을 이르는 것으로, 케인즈는 1930년대 전 세계에 닥친 경제적 위기 ‘대공황’을 정부가 과감하게 시장에 개입해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당시 미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케인스의 이론을 참고해 뉴딜정책을 시행했는데,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고 공공 부문 투자를 늘리는 등의 활동은 이 정책의 일환이었다. 결과적으로 7년여 간 시행된 뉴딜 정책은 다시 미국의 경기를 부양시켰으며, 케인즈의 이론은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정부 주도의 성공적인 경제정책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케인즈의 이론은 석유 파동과 오일 쇼크 등 1970년대에 발생한 또다른 경제 위기에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여기에 밀턴 프리드먼을 비롯한 다수의 경제학자(시카고 학파)는 대안을 제시했는데,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정부는 시장에 대한 개입을 줄이고 자유를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은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데, 정부의 개입과 규제는 오히려 이러한 흐름을 방해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택할 자유』는 밀턴 프리드먼이 케인즈주의 정책에 대한 반론과 그 대안이 제시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과 더불어 경제적 자유주의의 새로운 기조, 신자유주의 경제 철학의 고전으로 여겨진다.

프리드먼은 그의 책 서론에서 미국이 최대 곡물수출국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정부의 역할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진 자유시장제도에서 발휘된 개개 농업인의 창의력이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한다. 심지어 “중요한 것은 정부로부터의 간섭이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개인과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한편 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서론의 마지막 대목에는 “정부의 근본적인 기능인 외침으로부터의 국가안보나, 시민끼리의 강압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분쟁에 대해 판결하거나, 공동으로 지켜나가야 할 제반법규에 합의할 수 있도록 하는 고유의 일들을 계속하면서 어떻게 정부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라고 적혀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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