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좁다, 우주시대를 맞이할 우리의 자세는…
지구는 좁다, 우주시대를 맞이할 우리의 자세는…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5.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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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광활하다. 이런 우주에 인간은 계속 발을 내딛고 있다. 달에는 발자국을 새겼고, 화성에는 로봇을 만들어 보냈다. 보이저1‧2호 우주탐사선은 태양계의 끝을 알려주었다. 글로벌기업인 아마존과 테슬라도 우주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고 한다. 인간이 자유롭게 우주를 드나들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다가오는 우주 시대. 경제적인 전망은 밝지만, 평화적인 관점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최근 우주 산업에 뛰어든 강대국들 사이에서 경쟁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천명한 ‘우주 조약’이 효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 조약(Outer Space Treaty)이란 달 및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개발과 사용을 규제하는 국제 조약인데, ‘우주 공간은 주권 주장, 그 사용이나 점령 또는 다른 수단에 의한 것일지라도 한 국가가 전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약은, 1967년 우주 탐사 능력이 부족했고, 우주를 지구의 정치가 적용되지 않는 빈 곳이라고 생각할 때 설계된 것이어서 지금의 관점과는 엇갈린 부분이 더러 있다. 또한 우주에 대한 평화적 활용을 말하고 있지만, 무엇이 평화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부적 규정이 없어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다. 더하여 우주 조약이 최초의 우주법이라고는 하나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셜은 그의 두 번째 작 『지리의 힘2』에서 우주 공간에 대해 주목하며 같은 이유로 우주가 인류의 새로운 지정학적 갈등의 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주 전쟁이 활발하게 이뤄질 곳은 지상에서 160km에서 2,0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영역, 즉 저궤도이다. 이곳은 현재 통신 위성들이 다수 자리한 우주 영역이기도 하다. 저자는 “저궤도는 우주선이 달 너머로 갈 때 연료를 재급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그런데 어떤 강대국이 이 통로를 전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이 나라는 일종의 문지기가 되는 것이며, 이 안에서 경쟁국들이 연료를 충전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더 멀리 나가는 능력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류가 우주에 대한 지식을 쌓을수록 우주 공간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자에 따르면 앞으로 강대국들은 우주 전쟁을 염두에 두고 국방 예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예컨대 미국 국방부는 ‘우주는 전쟁터다’라는 모토를 내걸며 우주에 대한 전투적인 자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날이 갈수록 우주에서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그러나 저자는 “수십 년 전 미국과 소련 사이에 전쟁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었을 때 기술 협력은 긴장 완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1975년의 소유스-아폴로의 도킹(우주상 두 물체가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일)을 이뤄냈다”면서 경쟁국 사이의 기술 협력은 이러한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우주에 대한 ‘경쟁’이 ‘협력’으로 변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은 늘 위를 바라보았고 깜깜한 밤하늘의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면서 꿈을 꾸어왔다. 실제로 우리는 높은 곳에 도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높이 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서로 힘을 합친다면 훨씬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말로 책을 끝맺는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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