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있고 김초엽은 없다… ‘공공대출보상’ 논란
BTS는 있고 김초엽은 없다… ‘공공대출보상’ 논란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4.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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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 그 횟수만큼 해당 곡의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가 지급된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때는 다르다. 아무리 많은 이용자가 책을 빌려 봐도, 도서관이 최초로 도서를 구매한 비용 외에는 작가나 출판사에 돌아가는 몫이 없다.

도서관의 책 무료 대출로 인한 작가와 출판사의 손실을 공공예산으로 보상해 주는 ‘공공대출보상’ 제도를 다룬 법안이 지난 1일 발의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저작권법 일부개정안이다.

공공대출권(PLR, Public Lending Rights)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1986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까지 관련 법안이 입법된 적은 없다. 2019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작가와 출판 단체 등은 공공대출보상 제도에 찬성해 왔던 반면 도서관 관계자들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작가들의 경제 사정을 고려한 보상 문제는 도서관에 국한해 생각하기보다는 사회 보장 차원에서 강구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도서관에서 보상금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면 도서 구입에 쓰는 예산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도 우려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공공도서관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공공대출권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경기도의 경우, 공공도서관이 2003년 66곳에서 2020년 288곳으로 4배 이상 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신규 도서관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공공도서관 한 곳이 책임지는 인구는 현재 4만명 정도인데, 지자체 내의 타 도서관에서도 책을 빌려볼 수 있는 상호대차 서비스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한 번 구매한 책을 수백 명이 돌려 보아도 저작권자에게는 추가적인 수익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전자책의 수요가 높아진 것도 문제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의 지난해 전자자료 대출 건수는 약 87만건에 달했다. 타 도서관의 책을 빌리려면 상호대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종이책에 비해 전자책은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아 더 많은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고, 이는 작가와 출판사의 판매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덴마크 등 세계 35개국이 이미 공공대출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보상금을 도서관과 이용자에게 일부 부담하게 하는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공예산으로 보상금을 충당한다.

공공대출보상 제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김승원 의원 측은 독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공도서관이 전자자료를 서비스하는 등 노력하는 것은 국민의 도서 접근성을 좋게 하려는 취지인데 이는 공공대출보상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 제도를 통해 작가와 출판사를 지원하는 일이 결국 국민의 독서 환경을 좋게 하고, 작가와 출판사는 물론 도서관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승원 의원은 끈질긴 노력과 중재 끝에 공공대출보상 제도의 세 주체인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도서관협회가 사회적 합의체인 ‘상생협의체’를 발족하기로 전격 합의했다며, 오는 26일 상생협의체 결성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공대출보상 제도가 입법화되고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이해관계자들 간에 풍부한 대화가 오가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독서 환경에 맞는 제도적 대책이 어서 마련되어 작가, 출판사, 도서관, 독자가 모두 만족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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