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꼰대 VS 젊은꼰대’, 그들의 공통점은?
‘늙은꼰대 VS 젊은꼰대’, 그들의 공통점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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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영국 국영방송 BBC는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dae)’를 소개하며 ‘자신은 늘 맞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고 하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BBC의 꼰대에 대한 정의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왜냐하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누구나 나이에 상관 없이 꼰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97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1%는 사내 젊은 꼰대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회사에 꼰대라고 여겨지는 직원 중 젊은 꼰대의 비율이 평균 4분의 1이 넘는다고 전했다. ‘자신은 4050꼰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나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응답자들이 전하는 젊은 꼰대의 특징이었다.

최근 출간된 이민영 작가의 책 『젊은 꼰대가 온다』에 따르면 젊은 꼰대는 대체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기성 세대의 생각을 그대로 흡수한 경우다. 5060 선배들의 행동을 보고 배운 이들은 후배 직장인들에게도 선배 세대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의지를 선배의 생각에 빗대어 표현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후배가 개인 사정으로 회식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면 “나는 괜찮은데, 팀장님께서 싫어하실 것 같은데…”라고 말하는 식이다.

두 번째 유형은 자신의 능력에 도취되는 경우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1980~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들은 그 이전 선배들과 성장 환경이 다르다. 또한 선배의 꼰대질에 반기를 제기했던 첫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은 선배를 믿지도 의지하지도 않는다. 어렸을 적 IMF 등의 경제 불황을 겪었던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본인들의 능력만으로 살아냈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자신감은 오히려 이들을 꼰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이들은 아랫사람보다는 윗 사람에게 ‘역꼰대질’을 한다. “팀장님, 잘 모르시잖아요” “우리 팀장님 엑셀 표 겨우 만드셔, 함수는 전혀 못 해. 내가 다 해 드려” “저 양반, 언젠가는 폐기처분될 거야”라고 말이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멸시는 곧 자신에게도 돌아오는 법이다. 이 작가는 “지금의 Z세대, 그 이후의 알파 세대는 본인보다 더 강력한 세대가 될 것”이라며 “내가 지금 이 순간 주류가 돼서 스마트함을 한껏 뽐낸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 다음 세대에게 나 또한 ‘늙꼰’ 취급을 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저자는 요즘 ‘늙꼰(늙은 꼰대)’이나 ‘젊꼰(젊은 꼰대)’은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어느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자기객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스스로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 있다면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내가 정답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힘이 있다면, 그 어떤 세대가 와도 긍정적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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