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출신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1등이 실천하는 것’
픽사 출신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1등이 실천하는 것’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3.1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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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업>, <라따뚜이>…. 이 애니메이션들은 모두 미국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픽사’에서 제작한 영화들이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매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글로브 시상식에서 상을 놓치는 법이 없는데,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호평을 받는 이유는 바로 남다른 스토리텔링 능력 덕분이다. 픽사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 관객들의 마음도 들었다놨다 한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브랜드 강화를 열망하는 일반 기업들도 스토리텔링에 주목하고 있다. 눈만 돌리면 이목을 끄는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하나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인지심리학자 제롬 브루너에 따르면 사람은 스토리를 통해 정보를 접할 때 무려 22배나 잘 기억한다고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효과에 주목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려 노력한다. 기업 채용 과정에서도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스토리텔링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역량이 됐다. 스토리텔링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픽사에서 20년 동안 스토리 제작자로 일했던 매튜 룬은 저서 『픽사 스토리텔링』에서 스토리텔링을 ▲후크 ▲변화 ▲교감 ▲진심 ▲구조 ▲영웅 ▲조연 ▲혁신 ▲영감 등 9가지 키워드로 제시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저자가 제시하는 원칙을 모두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저자의 원칙 중 ‘짧은 시간 안에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아라(후크)’나 ‘처음-중간-끝을 구성해 스토리를 전개하라(구조)’는 이야기는 요즘 사람들도 전혀 모르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4장 ‘진심’에 있다. 혹자는 진심을 담지 않은 스토리텔링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그가 말하는 진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진심과 꽤 다름을 알 수 있다. 4장의 부제는 ‘부족한 모습을 숨기지 말자’인데, 저자는 이 장을 통해 ‘진심을 다해 자신의 강점을 이야기하라’가 아닌 “나약한 모습 그대로 솔직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나약함’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한다.

“캐릭터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줄 때 관객과 더 깊이 교감할 수 있다. 완벽함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스토리에서 캐릭터의 약한 면모를 솔직하게 드러낼 때 관객은 공감하고 진정성을 느낀다.” - 『픽사 스토리텔링』 4장 진심 中

자못, 스토리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흔히 경쟁 기업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자랑하는 상황에서 홀로 약점을 노출하는 게 우려될 수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전한다. 저자는 그 예로 1960년대 미국 자동차 렌탈 시장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 에이비스(Avis)를 든다. 에이비스는 당대 최고의 렌탈 업체인 허츠(Hertz)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였다. 에이비스는 광고에 ‘고작 2등이라면 더 열심히 노력하라. 그렇지 않으면’이라는 문구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2등인 자신들은 1등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만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그 결과, 에이비스는 어떻게 됐을까. 저자는 “광고는 대중의 공감을 샀다”며 “광고가 나가고 1년 후 에이비스는 미국 내 1위 렌탈 업체가 됐다. 고객들은 에이비스가 최고의 기업이 되도록 돕고 싶어 했다”고 전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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