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당연한 것… 내가 ‘나’로 살아가기
어렵지만 당연한 것… 내가 ‘나’로 살아가기
  • 채지은 대학생 기자
  • 승인 2022.03.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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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잃지 않기란 쉽지 않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눈치를 보기도 하고, 속마음과 다른 말을 건네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지는 않다. 사회생활이라는 명분에 숨어 나를 쉽게 포기해 버린 부끄러운 순간도 많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자신을 잃어버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소설 『스노볼』은 영하 41도의 혹한이 찾아온 지구에 사는 열여섯 살의 소녀 전초밤이 자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담은 영어덜트(young adult) SF 소설이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닌 평범함 그 자체인 소녀가 세상을 구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또한 특별한 사명감이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이 아니기에 더욱 현실적이다. 평범하고 힘없는 계란이 깨려는 바위는 흠집조차 나지 않을 것 같은 스노볼 세상의 권위자지만, 초밤이 몸을 던지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기후 재난과 싸우며 살아야 하는 상황에 유일하게 따뜻한 땅인 스노볼은 선택받은 사람만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액터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은 24시간 카메라 앞에서 생활하며, 액터를 담당하는 디렉터가 이들의 삶을 편집하여 드라마로 내보낸다. 따뜻함을 보장받는 대신 사생활이 없는 액터는 스노볼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과 사랑을 받고 있는 액터가 바로 채널 60번의 주인공 고해리다.

디렉터를 꿈꾸며 고해리의 팬이기도 한 초밤은 스노볼 바깥 세상 사람이다. 하지만 어느 날 스노볼의 최고 디렉터 차설이 그녀를 찾아와 고해리가 자살을 했다고 밝히며, 초밤에게 고해리로 살아달라고 제안한다. 차설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노볼 사람이 된 초밤은 따뜻하고 안락한 고해리의 삶에 취해 자신을 잃어간다. 하지만 무엇인가 감추고 있는 차설의 모습에 의문을 품은 초밤은 결국 그녀의 끔찍한 계획을 알게 되고, 전초밤으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초밤은 스노볼 시스템이 감춰온 비밀까지 알게 된다. 선망의 대상이자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스노볼은 안정된 시스템을 핑계로 사람을 이분화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많은 이들을 희생시키는 곳에 불과했다. 진실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위협과 협박에 시달리는 초밤은 내가 나인 것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기꺼이 영웅이 되기를 자처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앞장선다.

책 『스노볼』은 당연하게 여기던 세상을 뒤엎은 초밤이 자신과 자신의 주변 사람을 지켜내는 데 성공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열여섯의 어린 소녀의 모험담을 통해 내가 나에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 평범한 소녀가 낸 용기를 통해 우리는 내가 나이고 내 삶의 주인공이자 디렉터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함을 배울 수 있다.

[독서신문 채지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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