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녀들의 속마음
20대 그녀들의 속마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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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과 차악만을 던져주는 사회에서 ‘이대녀(20대 여자)’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책 『판을 까는 여자들』의 공동 저자들인 신민주, 노서영, 로라는 세상이 부여한 이름 따위를 거부하는 20대 여자들의 ‘정치적 말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90년대생 이대녀로서 탈코르셋, 알페스 금지법, N번방 사건 등 다양한 사회 현안을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나아가 이대녀가 차별과 혐오에 맞서 많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정치적 주체임을 선언한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3부 ‘우리가 가진 이름으로’이다. 여기서 저자들은 여성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고민한 지점들을 구체적, 정책적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노서영은 “가족 바깥에 가족을 짓자”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보자. 혈연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족 제도는 운명 공동체이기에 매우 가깝고 친밀하지만, 동시에 부담스럽기도 하다. 노서영은 전통적인 가족 제도의 대안으로 ‘생활동반자법’을 말한다. 생활동반자법은 2014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공론화됐다. 발의까지 이어지진 않았는데, 지난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가족, 결혼을 넘다”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면서 다시 공론화됐다.

이에 대해 노서영은 “생활동반자법은 각자가 살고 싶은 사람과 살 수 있게 된다는 점뿐 아니라 기존의 가족 중심적 제도를 개인 중심으로 바꿔놓는다는 차원에서 근본적인 사회 변화의 한 축을 이룬다”며 “청년-이성-신혼부부가 아닌 1인 가구나 동성 부부, 중년 부부, 친구로 구성된 다인 가구 등 다양한 가구에 속한 개인들이 그 형태와 무관하게 집다운 집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주거정책도 함께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활동반자법이 특히나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성애결합에만 머무르지 않는 데 있다. 그러니까 이성애결합으로 인한 어머니의 ‘무조건적 희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 때문이다. 노서영은 “법적인 가족 구성이 이성 커플에 머물지 않고 확대되기 때문이고, 앞서 언급했듯 생활동반자 관계가 개인과 개인의 계약을 통해 가능해질 뿐 아니라 혼인보다 해소가 쉬우므로 평등한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생활동반자법은 임신과 돌봄 노동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미래 가족’의 모델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제도로 각광받고 있다. 노서영은 “(생활동반자법이 도입되면) 단일한 혼인 관계 바깥의 임신과 임신중지, 출산과 입양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될 것이며, 돌봄을 어느 한쪽의 몫이 아니라 모두의 몫으로 정착시키는 길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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