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바로 정치(政治)의 사전적 정의다. 사전에 적힌 정의 그대로 정치는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존재한다. 당연히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 정치지도자들은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지도자들은 어떤 능력과 자질 그리고 덕목을 갖춰야 할까.
책 『리더의 격』의 저자이자 리더십 전문가 김종수는 “리더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아야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대통령의 경우 5년 동안 주어진 일시적인 권력을 자신의 전지전능함으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것처럼 착각할 때, 국민은 물론 그 자신 역시 불행에 빠진다. 국민의 열렬한 성원을 정치적 오만함으로 보답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균형감각을 잃을 때 리더와 폭군은 한끝 차이다.
균형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로 저자는 ‘내려놓기’를 강조한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리더는 때로는 자신을 낮추고, 가장 낮은 자리에 엎드리며, 자신을 내려놓고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별한 혜택을 거부할 수 있는 의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용기, 내 것을 다 내어줄 수 있는 마음, 포기하기 싫은 것을 포기할 각오 등이 바로 내려놓기의 본질”이라고 조언한다.
일명 ‘쓴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태도 역시 리더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다. 김종수는 “격 있는 리더는 듣기 좋은 소리일수록 경계하고, 듣고 싶지 않은 소리,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수록 더 들으려고 한다”며 “격 있는 리더라면 정직한 비판의 견해야말로 리더 자신뿐만 아니라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대통령에 취임하면 소위 ‘인의 장막’에 갇힐 위험이 있다.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참모들에 둘러싸여 현실의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야당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마지막은 ‘글로벌 감각 기르기’이다. 영어 실력보다는 글로벌 교양과 소통의 실력을 갖춰야 하고 타문화에 대한 리더의 개인적 편견을 수정해야 하며 존중을 바라기 전에 상대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태도를 함양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래야 글로벌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지엽적인 예를 들자면, 미국의 44대 대통령 오바마는 한국인들이 다리 꼬고 앉는 것을 예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다리를 꼬지 않고, 몸을 앞으로 숙여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 큰 호평을 받았다. 이는 앞서 언급한 타문화에 대한 작은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종수는 “다양성을 수용하는 능력, 다름을 인정하는 마인드, 생소한 문화권의 사람들까지도 배척하지 않고 존중하는 세련된 감각이 리더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보자. 모름지기 정치지도자라면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아야 하고, 쓴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며 글로벌 교양을 바탕으로 ‘다른 문화’와 유연하게 어우러지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다른 능력들도 많겠으나 앞서 언급한 것들만 지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