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메타버스는 무엇인가요?’ - 『우리의 적들은 시스템을 알고 있다』
‘당신의 메타버스는 무엇인가요?’ - 『우리의 적들은 시스템을 알고 있다』
  • 유현승 대학생 기자
  • 승인 2022.02.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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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의 입에 종종 오르내리는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있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인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기까지 했을 정도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일어나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소셜미디어도 넓은 범주에서 이 메타버스 안에 포함된다. 소셜미디어의 종류가 여러 가지인 만큼, 사람들은 저마다의 메타버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과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바라보는 세계는 같지 않다. 소셜미디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는 일종의 ‘닫힌 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기업이 자신들의 소셜미디어 생태계 속에 사람을 묶어놓을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있게 한다면 돈을 번다. 소셜미디어의 대부분의 수익은 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의 연구원들은 어떻게 하면 고객이 그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인다. 문제는 그들이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어떤 목적이 있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앱을 클릭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한다. 매 초마다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아주 잠깐의 시간조차도 놓칠 수 없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끊임없이 울리는 소셜미디어의 푸시 알림은 우리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소셜미디어는 교묘하게 우리의 관심을 지배하고 중독시켜 그 세계 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한다.

소셜 미디어의 해악은 중독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는 뉴스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중요한 통로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문제는 가짜 뉴스마저도 널리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뉴스는 대개 높은 클릭 수를 유발하며, 광고로 먹고 사는 소셜 미디어는 자신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가짜뉴스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거의 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와 합쳐지면 사용자는 그 선별된 정보 속에 갇혀 결국에는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펼쳐진다. 이 때문에 정치적인 목적으로 소셜미디어가 악용될 여지가 크다. 특히나 AI 기술의 발달로 동영상까지도 앱을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대중으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만들 수 있어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이 책은 주로 소셜 미디어의 문제점을 다룬다. ‘우리의 적’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해 가며 의도적으로 사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쏟도록 설계된 소셜 미디어의 시스템을 낱낱이 고발한다. 이 부분은 분명 주목할 만한 의미가 있고, 시정되어야 하는 점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메타버스라는 하나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로 자리잡았으며,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 소셜 미디어의 좋은 점도 동시에 조명할 필요가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저널리즘 업계는 전통적인 일방향적 보도 방식에서 탈피하여 뉴스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세계 곳곳의 취재원에게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트렌드를 발견하기 용이해졌으며 더 생생하고 시의성 있는 뉴스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소셜미디어라는 큰 공론장 속에서 저널리즘은 스스로 가짜뉴스와 차별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는 개개인에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며, 좋은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가 아니었다면 존재조차 알 수 없었을 사람들과 공통된 관심사를 통해 교류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소셜 미디어의 단점을 보며 단순히 거부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며 현명하게 이용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꿔나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셜 미디어는 결국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규정되며, 어떤 메타버스를 선택하느냐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독서신문 유현승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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