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끄적이는 것이 곧 ‘당신’이다
당신이 끄적이는 것이 곧 ‘당신’이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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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 바로 기록(記錄)의 사전적 정의다. 기록이라는 행위를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하는 사람도 있다. 가령 좋은 문장을 볼 때, 그것을 필사하는 이유는 나중에 보기 위함이 아니라 문장이 선사하는 좋은 기운을 연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기록은 과거가 아닌 현실을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한다.

책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의 저자 이호정은 기록의 즐거움을 안다. 그는 사소하고 무료한 일상을, 현재를, 지금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록한다. 글씨 대신 그림으로 기록하기도 하고, 하루 동안 사용한 영수증들로 일상을 정리하는 등 그 방법도 다양하다.

그는 “귀찮고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무엇 하나라도 노트에 남겨둔다면 좋았던 순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을 기록으로 붙잡아 간직할 수 있다”며 “그 순간의 멈춤 덕에 좋았던 순간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가령 핸드폰 사진첩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좋아하는 사람, 즐기는 음식, 자주 가는 장소 등이 사진으로 박제되어 빼곡하게 담겨 있다. 기록 역시 사진첩과 마찬가지로 내 삶을 드러낸다. 다이어리나 메모장에는 내가 어떤 책과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한 기록은 내면의 감정을 언어화한 것이므로 기록은 나 자신인 것이다.

본격적으로 기록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쉽고 간편해야 한다. 이호정은 “너무 공들이지 않아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쓸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매일 ‘제대로, 잘’ 쓰려고 하다 보면 즐거웠던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결국 꾸준히 기록하기 위해서는 완벽함에 무뎌져야 한다. 잘 쓴 날이 있으면, 당연히 못 쓰는 날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솔하게’ 기록해야 한다. 이호정은 “기록하는 시간은 내가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나를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임을 잊지 말자”고 말한다. 내 일상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기록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책 『무중력의 사랑』의 저자 김승미 역시 “뭐든지 기록하자. 당신이 회사원이 되든 연구원이 되든 로커가 되는 결국 글은 써야 한다. 제안서든 보고서든 기사든 결국 당신의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다. 평상시 기록하는 습관이 당신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모른다”고 말한다. 지속적이면서도 솔직하게 기록하기.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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