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게으름을 다짐해보자
새해에는 게으름을 다짐해보자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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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되면 우리들은 나태했던 지난날을 반성해보곤 한다. 그리고는 새해부터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기 위한 ‘신년 계획’을 세운다. ‘올해부터는 꼭…’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근면, 성실, 꾸준함 등의 단어들을 가슴 속에 새긴다. 하지만 매년 이런 야심찬 계획들은 ‘작심삼일’이라는 말과 함께 속절없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2022년 새해에는 어떤 계획을 세우기보다 게으름을 피워보는 건 어떨까.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매사에 긴장감을 안고 살았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올해에는 조금 느슨하게 놓아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게으름을 극복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게으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변금주의 『게으르면 좀 어때서』와 김화초의 『일 잘하는 사람의 필살기 게으름』을 통해 게으름의 장점에 대해 살펴봤다.

자신을 ‘게으름 전략가’라고 소개하는 변금주는 “게으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순기능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만약 우리가 어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기만 한다면, ‘끝내는 것’ 자체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휘될 통로는 일찍이 차단돼 버리고 만다. 반면, 일을 느긋하게 처리하면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는 일상 생활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이에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으른 사람들은 이 아이디어를 아직 끝내지 않은 일에 적용하면서 일반적인 것보다는 색다른 결과물을 도출해내기도 한다.

우리가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예술가나 기업가, 학자들 중에는 게으른 사람이 꽤 있다. 일례로 천재 화가로 명성이 높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무려 16년동안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타나 성당의 천장화(1,100㎡)를 4년만에 그린 것과 대비하면 가로 53cm 세로 76cm의 모나리자 초상화의 제작 기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저자는 “혹자는 다빈치가 게으르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냈을 거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가 게을렀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를 했다는 것에 동감한다”고 전한다. 이밖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지은 조앤 K. 롤링과 19세기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의 작품은 모두 느긋한 환경에서 나올 수 있었다.

김화초는 ‘게으름’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게으른 사람들은 일이 귀찮아지는 이유와 업무 환경의 비효율적인 요소를 한 눈에 알아보고 고치려는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부지런한 타입은 업무 환경이 다소 비효율적이더라도 우직하게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한편, 게으른 사람들은 답답해보일지언정 상대에게 호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매사 성실하고 열심인 사람 옆에 있으면 왠지 벽이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게으른 사람들은 다소 빈틈이 느껴져 상대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

변금주는 “어쩌면 다소 느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악의없는 게으른 사람들의 빈틈을 사람들은 매력으로 느끼고 사랑하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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