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불안하다면, 내 안의 어린아이와 마주하자
이유 없이 불안하다면, 내 안의 어린아이와 마주하자
  • 장다연 대학생 기자
  • 승인 2021.12.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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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갈 즈음엔 나는 줄곧 무기력해진다. 삶에 지나치게 초연(超然)해진달까. 알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단순 ‘환절기’ 때문이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그러니 이 때 쯤은 최대한 조심하자고 혼자 생각해봤지만, 막역한 동기 한 명이 학교 상담센터 방문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누구보다 공감하는 나였기에 별 생각 없이 상담센터에 들렀다. 셀 수 없이 여러 검사를 하다 보니 2시간이나 걸렸다. 상담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결과가 나왔을 때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불안장애 지수가 꽤 높았기 때문이었다. 상담선생님께선 잘 방문했다며 천천히 극복해 나가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조금씩 나아지는 데에 의의를 두자고 생각하며 종강 전까지 상담치료를 받았다. 생각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다음 학기에도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유례없는 감염병이 창궐하는 바람에 그럴 수 없게 됐다. 결국 나는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빠르게 마음이 변화될 수 있는 수단이 ‘독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때부터 심리학과 관련된 책들을 꽤 많이 읽었다.

여러 사례를 들어 이야기 해주는 내용부터, 무수한 이론을 설명해주는 내용까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이 들었음에도 멈추지 않고 읽었다. 내가 읽는 책 마다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사색을 통해 내 속에 있는 연약한 나와 마주해보는 것이었다. 적어도 하루 10분씩은 혼자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명상 하거나 글을 쓰거나 달리기를 해보기도 했다. 무엇이든 취미생활이 될 법한 건강한 습관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나아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맑은 정신, 건강한 영혼’ 내 책상에 붙어있는 문구다. 내면이 튼튼해지려면 정신과 영혼이 맑고 건강해야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매일 자기 암시를 했다.

몸이 위험 신호를 아는 것도 건강검진을 받아봤기 때문에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파악할 수 있다. 마음이 아픈 것도 직접 드러내고 마주해야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를 깨달을 수 있다. 책 『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에 따르면, “내 과거가 내 미래가 되지 않도록”하기 위한 방법에는 내면의 어른과 아이를 분리할 것을 권한다. 마음의 위험 신호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안의 내면 아이가 편하게 자기 불안을 드러내고 얘기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각자 안에는 내면 아이와 내면 어른이 공존한다. 그러니 내면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역할도 내 안의 내면 어른이 하는 것이다. 내면 어른은 내면 아이를 인도하고 아이가 필요로 하는 관심과 후원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글로 적게 되면 몸과 마음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어 신체의 면역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근심 걱정을 종이 위에 덜어내니 머릿속을 청소하는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편지는 자신을 걱정하고 아끼는 친구 관점에서 다정한 말투로 써봐야 하며 가능하면 해결 방법까지 제시하는 것이 좋다. 처음엔 어려워도 점차 적응 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떠오를 것이다.

나도 이 방법을 활용 해봤는데,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갈 즈음 내가 무력해지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직도 나는 대입의 압박감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거였다. 20대가 되기 전 큰 이벤트였던 대학 입시는 졸업 직전인 지금까지도 내게 걱정과 불안함을 안겨줬다. 그래도 다행인건 내가 이 시기에 무력감을 느끼는 원인을 파악했기 때문에,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금방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취미를 찾아볼 수도 있고, 나와의 대화시간을 더 늘려볼 수도 있다. 우리가 계속 불안해지는 건 불안함의 원인을 몰라서다. 이유를 알면 극복하는 방법도 깨우칠 수 있다. 쌀쌀해지는 겨울이 다소 일찍 찾아왔다. 이럴 때일수록 내면의 어린아이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눠주자.

[독서신문 장다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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