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오네 산부인과
[책 속 명문장] 오네 산부인과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1.10.26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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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마음에 다가간다고요?”
“그래요. 역시 우리 섹슈얼 마이너리티는 여러 상황에서 힘든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들이나 그녀들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 있어 더 뛰어난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한다.”
“이 세상에서 늘, 무엇이 보통이고 보통이 아닌지 그런 장벽과 마주한 환경에서 살아왔어요. 틀림없이 그런 경험이, 어떤 사람의 어떤 상황에도 상상력을 발휘해 사람들 마음에 다가가는 원천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말이죠, 그게 의료 종사자로서 정말 소중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65~66쪽>

“그치만 여자에게 출산은 평생의 큰일이잖아요? 그래서 고민도 가지가지, 감동도 가지가지죠. 나도 물론 알고 있어요. 한 인간이 태어나는 거니까요. 그걸 시시하다느니,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이라느니,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상당히 별난 거죠.”
“에이, 처음에는 당신도 건방진 꼬마 녀석이었으면서.”
“꼬마 녀석, ‘녀석’…… 음, 듣기 좋은 말이네.”
“뭐가?”
“남자한테만 허용되는 말이잖아요.”
“……당신, 눈물 글썽이지 마. 얼마든지 말해 줄게. 이 꼬마 녀석아!”<70~71쪽>

“저기, 알고 있죠? 트라우마에서 도망친 사람이나 아무런 고민도 없는 사람보다, 필사적으로 상처와 마주한 사람이 훨씬 더 강해진다는 거.”
“강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린 행운아 아닌가요?”
“……행운아……라고요?”
“그래요. 인생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전부예요. 과거는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일어난 일에 대한 수용 방식은 바꿀 수 있어요.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바뀌죠.”
그렇게 말하며 오케이는 쓰구오에게 윙크했다.<123쪽>

[정리=전진호 기자]

『오네 산부인과』
고다 도모 지음 |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펴냄 | 364쪽 |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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