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살처분은 정당한가… 동물을 대하는 방법은?
가축 살처분은 정당한가… 동물을 대하는 방법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9.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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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가치에 주안점을 둔 생명윤리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은 ‘인간의 생명’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지구에서 숨 쉬고 활동하는 모든 존재의 생명을 포괄한다. 생명윤리학의 요체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을 도구나 사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수의사이자 생명윤리학 박사인 박종무는 최근 책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펴내 약육강식 생명관에 공생명(communal life)의 화두를 던진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물음은 “인간이 전염병에 걸리면 어떻게든 고치려 하면서 왜 가축은 인근의 건강한 가축까지 살처분 할까?”이다. 그 이유는 인간과 동물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라는 위계적 사고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예방적 살처분’을 당연시 받아들이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2010년에 발생했던 구제역 사태를 예로 들며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가축을 살처분하다 보니 방역 당국은 일정에 쫓겨 살아 있는 가축을 생매장하기도 했다”며 “그런 과정을 접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노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상적으로 가축의 죽음을 접하는 수의사들이나 농장주들까지도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지적처럼, 이러한 매몰법은 주변의 토양, 지하수, 하천 등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켜 결국 인간의 생명에도 위협적이다. 나아가 저자는 공장식 축산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축산 계열화 사업자 문제를 지적하고, 인간 중심주의를 굳혀온 기성의 종교와 철학 그리고 과학 기술이 낳은 문제점 등을 근거로 생태계 파괴와 기후 위기 문제를 진단한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저자는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을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하지 않고, 모든 유기체는 각각 자신의 방식으로 고유의 선을 추구하는 유일한 개체임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생명 중심 윤리관’이다.

저자는 “모든 생명은 본래적 가치를 지닌 존재이며 우리는 생태계 내의 미생물들, 식물들, 동물들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 생명에 대해 감사와 존중하는 태도로 대해야 한다”며 “생태계 위기를 좌초한 우리는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 다른 생명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부터 변화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 대해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저자는 우리 주변의 여러 동물을 사람과의 관계 유형에 근거하여 정리한 후, 우리가 보다 관심을 지니고 되돌아보아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서 인간 위주의 세계관과 더불어 산업 현장의 현실을 강조한다”고 평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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