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 내팽개친 미 아이오와주 학생들이 선택한 교습법은
학교 교육 내팽개친 미 아이오와주 학생들이 선택한 교습법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9.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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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백에 놓인 청소년들이 새로운 학습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학교의 비대면 수업으로는 이들의 호기심과 공부욕구를 채울 수 없다. 모르는 게 생기면 유튜브 영상으로 재미있게 배운다. 인터넷 검색으로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것은 물론이다. 교육 혁신을 실험하는 비영리 단체 ‘유쓰망고’ 김하늬 대표는 자기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을 두고 ‘리얼 월드 러너’라고 불렀다.

책 『리얼 월드 러닝』은 김 대표가 지난 7년간의 교육 환경 변화에 대해 기록한 관찰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십수년간 교육 환경에서 연구를 거듭한 교육계 전문가의 저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김 대표의 교육 경력은 일천하다. 인류학을 전공했으며, 교사자격증도 없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는 ‘체인지메이커’이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고 필요한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세대들에게 배움은 학교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에서의 배움은 ‘쓸 데가’ 없다”며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리얼 월드 러닝”이라고 말한다. 또한 “리얼 월드 러너들에게는 또 다른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 그자체, 실제 세상의 문제 자체를 배움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시급하다”며 학교 시스템에 대한 전환을 촉구하기도 한다.

책은 학교 교육의 ‘쓸모’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교육 방법을 제안한다. 입시 중심 교육보다 현장에서의 배움을 체계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입시 교육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12년 동안이나 학교 다니면서 공부했는데 정작 사회에 나와 보니 쓸모가 없다”는 푸념을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매일같이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실제 생활 환경에서 필요한 지식과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사이의 괴리는 상당한 수준이다.

저자는 학습 활동의 지역사회 연결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학교에서의 배움이 지속가능하려면 실제 세상과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년간 미국의 공교육을 경험했던 저자는 책에서 미국의 사례를 참고 사례로 든다. 미국 아이오와주는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학교에서 기초 지식을 익히고 지역 사회 자원을 활용해 하나의 학교를 완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른바 ‘아이오와 빅(Iowa Big)’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정해진 커리큘럼 없이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에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제작,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대안 체육 활동 개발 등이 있었다.

매년 25%의 학생들은 학사 일정이 끝나도 아이오와 빅 프로젝트를 지속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나’와 연결되고 ‘세상’과 연결된 배움의 여정에 빠져들어가는 것이 학습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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