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영화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
코로나 이후 영화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7.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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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기 부천 고려호텔 3층에서 열린 ‘2021 포럼 리디파인 시네마(Redefine Cinema): 영화를 다시 생각한다’ 현장

코로나19는 영화 관람 방식을 극장이라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공간에서 OTT 등 온라인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화는 변하지 않더라도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크게 변하고 있는 셈이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지난 9일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경기 부천 고려호텔 3층에서 ‘2021 포럼 리디파인 시네마(Redefine Cinema): 영화를 다시 생각한다’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환경이 급변하면서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계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지 등 생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포럼에는 영화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영화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2017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는 이유로 제70회 칸영화제에서 푸대접을 받았다. 당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가 수상하는 건 모순”이라고 했다. 칸영화제 역시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줄 순 없다”고 못박았다. 현행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영화는 ‘연속적인 영상이 필름 또는 디스크 등의 디지털 매체에 담긴 저작물로서 영화상영관 등의 장소 또는 시설에서 공중에게 관람하게 할 목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 그럼 넷플릭스에서 상영된 <옥자>는 영화인가, 아닌가.

<옥자>와 별개로 코로나19 시국에 개봉한 <사냥의 시간>(2020)이나 <승리호>(2021)는 사정이 더욱 복잡하다. 두 영화가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OTT로 직행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봉쇄되면서 OTT를 통해 공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영화 역사는 ‘1인 관람’이 중심인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 대신 대중을 상대로 한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라프를 최초의 영화로 기록하고 있다. 말하자면 영화의 개념에는 ‘함께 관람’하는 행위가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OTT를 통해 혼자 영화를 관람하면서 영화 관람 방식이 시네마토그라프가 아닌 키네토스코프의 형태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가 영화를 다시 정의하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계 돌파구는?

김숙 컬처미디어랩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영화 유통이 늘면서 극장과 극장 외로 구분되던 시장 구획이 허물이지고 있다”며 “신규사업자들을 영화산업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영화발전기금의 주체로 만들면서 동시에 기금의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의 극장 중심의 영비법의 구조를 극장과 극장 외 창구(온라인 플랫폼)가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도록 개편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김이석 동의대 교수는 프랑스 영화 산업을 예로 들면서 영화의 다양성 제고를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시장은 관객수와 시장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한국은 멀티플렉스 위주이며 프랑스는 독립예술영화관이 보다 활성화돼 있다. 2019년 기준 독립예술영화관 숫자는 한국이 76개, 프랑스는 1,221개다. 김 교수는 “영화 다양성 제고 및 국민들의 보편적 영화 향유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재원 확보를 통한 영화 기금의 안정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개봉이 늦춰진 대형 영화들이 상당수 적체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2019년보다 더욱 심한 양극화 현상이 예상된다”며 “독과점 및 양극화 해소를 위해 홀드백, 스크린 상한제 등의 제도를 도입하여 제작, 배급, 상영의 생태계 지원을 위한 획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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