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거부하고, 착한 가게는 ‘돈쭐’낸다...밀레니얼 세대 독해법②
‘꼰대’는 거부하고, 착한 가게는 ‘돈쭐’낸다...밀레니얼 세대 독해법②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4.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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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밀레니얼 세대는 크게 M세대와 Z세대로 나뉜다. 전자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이다. 후자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흔히 말하는 90년대생이다. 둘을 통칭해서는 MZ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을 모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무것도 못한다’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트렌드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는 요즘 채용과 투자, 소비 등 한국 사회 전반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 과정이나 마케팅 전략에서 이들 세대가 갖고있는 가치관과 행동양식에 대한 지식은 필수요소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발간된 책 『70년대생이 운다』(EBS BOOKS)는 역설적이다. 이 책의 주 내용은 90년대생을 신입사원으로 맞는 70년대생들에게 건네는 조언이다. 90년대생에게 70년대생은 수직적 조직문화에 익숙한 기성세대이다. 반면 70년대생 입장에서 90년대는 결코 고분고분하지 않은 당돌한 세대이다. 따지고 보면 70년대생은 ‘X세대’ 돌풍을 일으키며 사회로 진출했지만, 90년대생들에게는 ‘꼰대’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책은 조직의 중추가 된 70년대생에게 90년대생과 합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90년대생의 ‘윤리적 소비’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윤리적 소비’는 이들의 소비 트렌드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의 소비가 다른 사람과 사회, 환경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한 후 제품의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정치 사회적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세대다. 공정하지 못한 기업과 브랜드의 제품이라면 SNS 불매 운동에 동참해 ‘혼쭐’내고, 조금 비싸거나 번거롭더라도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라면 소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런 측면에서 요즘 유행하는 단어는 ‘돈쭐내기’이다. 돈과 혼쭐을 합친 신조어로 좋은 일을 한 가게의 물건을 팔아준다는 의미이다. 이는 소비 행위에서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 경제 행위자로 지위가 변했음을 말한다. 더욱이 코로나 시국에서 이들의 소비는 SNS와 디지털에 능통한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나간다.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을 건넨 홍대의 치킨 가게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돼 ‘돈쭐’이 났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브랜드 심리학자 김지헌의 책 『마케팅 브레인』(갈매나무)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에 대한 규정을 달리해 눈길을 끈다. 필요를 느끼면 가격 비교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과거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하는 브랜드를 구매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신세대 소비자에 대한 생각이다.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얼마나 관심을 두는지, 소비자인 내가 지불한 물건값이 제대로 생산자에게 전달되는지, 특정 집단만 권력을 쥐고 다수의 노동자를 쥐락펴락하지는 않는지 등을 판단하고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려 한다.

저자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고 있는데, 특히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허세를 표현하는 것이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일종의 놀이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들이 특정 가치를 통해 가짜 허세를 즐길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소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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