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통의 삶 따위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아 『보통의 노을』
[리뷰] 보통의 삶 따위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아 『보통의 노을』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3.05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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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평범함을 고민하는 열여덟살 고등학생 최노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30대 중반의 젊은 엄마랑 사는 노을은 엄마가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동안 비혼모인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엄마가 아픔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해서다. 아빠가 필요해서가 아니다.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이제 안정적인 삶을 꾸리길 원한다. 노을에게 특별함은 고단함이요, 평범함은 편안함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노을에게 동갑내기 친구 성하의 오빠, 성빈이 엄마의 곁에 서고자 한다. 성빈은 성하와 나이 터울이 꽤 나지만 엄마보다 많이 어리다. 명문대에 진학했고, 대기업에 취업한 소위 잘나가는 청년이다. 노을은 엄마가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한다. 둘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약속하더라도 축복받지 못할 거라고 단정한다. 그 사이 엄마는 상처받고 버림받을 거라 믿는다. 노을은 엄마에게 접근하는 성빈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소설은 이러한 갈등 속에서 노을이 평범함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꿔나가는 지에 주목하면서 이야기를 전한다.

일인칭 시점으로 소설이 전개되지만 인물 저마다 자기만의 삶을 고민하는 것도 이 소설의 포인트다. 이들의 사연은 서로 얽히고 얽혀 보통의 삶에 대한 통찰을 만들어낸다. 가령 노을의 친구 동우는 노을의 고민을 들은 후 “사랑은 오히려 특별함 아니야”라고 말한다거나 평범한 삶이 뭐냐고 묻는 노을의 질문에 성하가 “보통의 삶 따위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아”라고 말하는 식이다.

소설은 사회가 말하는 평범함이 무엇인지, 세상이 정한 기준이 무엇인지 여러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묻고 답한다.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따스한 메시지가 인상 깊다.

『보통의 노을』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펴냄 | 220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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