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이런 곳에 학교라는 이름을 붙이다니.” 카마인 교수가 말했다. 1에이커의 흙 속에 사람들은 많은 것을 숨길 수 있다.<12쪽>
“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레코드판이 계속 돌고 돌았다.<39쪽>
채찍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매트리스의 스프링이 삐걱거렸다. 엘우드는 침대에 단단히 매달려 베개를 악물었지만, 매질이 끝나기 전에 기절했다. 그래서 나중에 사람들이 그에게 몇 대나 맞았느냐고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없었다.<92쪽>
“여기서도 살아남는 요령은 밖에 있을 때랑 똑같아. 남들이 어떻게 구는지 보고, 장애물 경주를 하듯이 놈들을 피해서 돌아가는 길을 알아내는 거지. 여기서 걸어 나가고 싶다면.”<108쪽>
그는 어두운 피부색을 초월해서 인정받기를 원했다.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 동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그를 동지로 불러줄 사람. 똑같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아는 사람. 비록 속도는 느릴지라도 뒷골목과 신산한 나날로 점철된 그 미래 앞에서 손으로 쓴 항의의 팻말과 연설에 장단을 맞추는 사람.<245쪽>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김승욱 옮김│은행나무 펴냄│268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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