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코로나 ing... K형 성장의 윗단으로 향하는 법
2021 코로나 ing... K형 성장의 윗단으로 향하는 법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2.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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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일 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사는 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지난 겨울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만 해도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이 되면 코로나가 맥을 못 출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여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찾아오도록 코로나는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예상치 못한 악재에 전 세계 경기는 얼어붙었고, 대다수 국가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피보팅(상황에 맞는 신속한 사업방향 전환)을 통해 성장을 거둔 기업이 없지 않은데, 이런 ‘K자형’ 성장세를 두고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책 『2021 세계경제대전망』을 통해 ‘(2021년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K자의 윗단을 타고 성장할지, 아랫단을 타고 침잠할지는 비단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이 난제를 어떻게 마주하느냐가 관건인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다 ‘왜’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니체가 “왜 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듯, 사실 ‘왜’가 ‘어떻게’에 우선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과즙음료에 비견하자면 ‘어떻게’라는 과일주스는 ‘문제’라는 과일을 ‘왜’라는 믹서에 넣고 간 결과물인 셈.

여기서 ‘왜’를 삶의 이유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여기에는 현재 내 마음을 가득 메운 온갖 감정이 촉발된 이유도 포함된다. 감정은 내가 세상과 접촉한 결과물로, 그 해석에 따라 세상과의 관계 개선이 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감정을 노트에 적어볼 필요가 있는데. 책 『견디는 힘』에서 스테르담 작가는 “(감정의 기록을) ‘감정의 인지화’라고 한다. 마음속에 있으면 뭉뚱그려질 그것들을, 노트에 분노, 부끄러움, 당황 등의 단어로 적는 것”이라며 “이 과정을 거치면 ‘아,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구나’ ‘이런 감정을 느낄 때 난 이렇게 반응하는구나’를 알 수 있다. (이런) 객관화의 가장 좋은 점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감정의 확인은 극단에서 벗어난 중간지대, 다시 말해 삶의 균형을 이루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의 저자 이진우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감정 이해를 통해 수치, 불명예, 빈곤, 질병, 고립 등과 같은 개인의 두려움을 파악할 수 있고, 그럼 관대, 온화한 품성, 우애 등의 해결책을 간구할 수 있다. 그럼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감정의) 원인을 알고 해결책을 찾아 극단적이지 않은, 균형 잡힌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데, 이에 관해 저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어쩌면 억압되고 망각됐던 자기 성찰의 의미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강요된 고립을 통해 역설적으로 자기를 다시 발견하고, 무엇이 우리 삶에 의미 있는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됐기 때문”이라며 “내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정작 좋은 삶,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죽음에 대한 극단적 공포와 불안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코로나19는 이런 실존적 질문을 제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이어 저자는 그런 과정 이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의) 행복을 유지하는 법으로 불행에 관한 묵상을 권한다. 인간의 행복감은 휘발성이 강해 쉽게 소멸하지만, 더 자주 찾아오는 불행감은 지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불행에 적절히 대처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 저자는 “불행은 행복보다 우리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불행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는 불행을 올바로 대해야 한다”며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이 결코 당연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고 현재의 삶을 향유하려면, 우리는 불행을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불행의 성찰이 행복을 가져온다”고 충고한다.

철학자 세네카는 “불행을 예견하지 못하고 오직 행운만을 좇는 사람에게는 불행이 훨씬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며 불행에 주목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간을 겨냥하는 사람은 먼저 그것에 대립적인 것(극단)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며 극단으로부터의 이탈을 중용의 첫걸음으로 강조했다. 저마다 사는 법은 다양하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수도 있고, 내일만 있는 것처럼 살 수도 있다. 개인의 선택이 무엇이든, 극단을 벗어난 중용의 미(美) 속에서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보자. K의 윗단은 못 올라도 최소한 아랫단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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