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단어’에 담긴 ‘진짜 의미’는?
‘올해의 단어’에 담긴 ‘진짜 의미’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2.0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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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세계적인 영어사전 출판사인 콜린스는 움직임 및 행동에 대한 제재와 공간의 봉쇄 및 폐쇄를 뜻하는 영어 단어 ‘락다운’(Lockdown)을 2020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콜린스에 따르면, 이 단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각종 책과 신문, 포털 사이트 등에서 25만 건 이상 사용됐는데, 이는 2019년에 비해 6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콜린스는 락다운을 “여행, 사회적 거리, 공공장소에 대한 접근에 엄격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 정의는 감염병 예방 등을 위해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와 조응하는데, 코로나19로 초토화된 지구촌의 상태를 특징짓는 단어로 ‘자가 격리’(Self-isolate), ‘필수 노동자’(Key-worker),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임시해고’(Furlough) 등과 함께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단어 외에도 한국 외래어인 ‘먹방’(Mukbang)이 올해 가장 흥미로운 단어로 선정돼 눈길을 끈다. 먹방은 ‘먹는 방송’을 줄여 이르는 말로, 출연자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주로 보여 주는 방송 프로그램을 뜻한다. 주로 유튜버들의 ‘먹방 콘텐츠’를 이르는 말로 자주 사용되지만,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출연자들이 음식을 먹는 장면을 이르기도 한다.

이 밖에도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세자비가 왕실에서 독립한 일을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이르는 말)에 빗댄 ‘매그시트’(Megxit), 소셜 미디어 ‘틱톡’(Ticktok)에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틱토커’(Tictok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를 의미하는 ‘BLM’(Black Lives Matter) 등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특히 BLM에 관해 콜린스는 “인종차별과 폭력과 억압에 반대하는 운동”으로 정의하며 인종차별이 올해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음을 알렸다.

콜린스는 작년에 ‘기후파업’(Climate Strike)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기후파업이란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에 결석하거나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기후파업은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렌타 툰베리에 의해 국제적인 운동으로 확산됐다. 단어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작년에는 ‘기후’와 관련한 이슈가 중요한 화두였다. 이처럼 우리가 단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어는 한 시대의 현상과 중요한 화두를 특징짓는다. 특히 ‘먹방’의 경우에는 한국어 줄임말로 한국 유튜버들의 ‘먹는 방송’이 올해 유튜브 내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였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인기 먹방 유튜버들이 올린 콘텐츠의 댓글창을 살펴보면, 한국어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먹방 콘텐츠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특정한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는 단어마다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연에는 한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철학적 단상이 묻어있다. 과거에는 자주 쓰이던 단어가 현재에는 쓰이지 않고, 과거에는 없었던 단어가 오늘날 새롭게 탄생하는 이유 역시 이와 맥이 닿아있다. 책 『단어의 사연들』의 저자 백우진은 “말은 생각을 담고, 생각은 단어로 표현된다”며 단어에 대한 생각이 단어를 만들어내는 일의 바탕이 됨을 설명한다. 내년에는 어떤 단어가 우리의 생각과 상황을 담아낼까? 부디 코로나19와 관련한 단어가 아니기 만을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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