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가슴을 적시는 여운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책 속 명문장] 가슴을 적시는 여운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1.17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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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그래도 꿈은 꿀 수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을 때 그 요트는 미짓의 것이었다. 미짓의 마음속에서 그 요트는 완전한 모습이었다. 반쯤 색이 칠해진 채 버려진 요트가 아니라 모든 페인트와 니스가 완벽하게 칠해져 마무리된, 부낭과 센터보드와 키가 모두 제자리에 있는, 활대 아랫부분에 돛이 감겨 있는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이제 미짓이 키를 잡는다. 요트가 바다로 돌진한다.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고통에서도 점점 멀어진다.<49쪽>

“불가능한 게 없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일이란 게 있는 법이라니깐.”
노인은 돌연 몸을 돌리더니 요트 쪽으로 급하게 걸어갔다.
“또 시작이군. 안 된다,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여태 기적이 안 일어났지!”
<85쪽>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 거다.<92쪽>

“기억해라. 어떤 이들은 누구보다도 손쉽게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말이다.”
노인의 눈빛이 바다 건너편에서 부는 바람처럼 흐릿해졌다.
“하지만 좋은 기적이 있고 나쁜 기적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해. 그러니 넌 반드시 선장이 기뻐할 만한 일을 원해야 해.”
<106쪽>

“있잖아, 요트도 일종의 악기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그게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게 되면, 그러니까 그것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알게 되면….”
제니가 잠깐 동안 망설였다.
“새로운 팔다리가 될 수 있잖아. 그러면 결국 너의 모든 게 될 수도 있어.”
그 후로 제니는 침묵했다. 당분간 입을 열지 않을 것만 같은 눈치였다. 미짓은 요트장에서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을 쳐다봤다. 모두들 장례식장에 온 조문객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미짓은 제니의 말을 곱씹으며 어쩌면 오늘이 정말 장례일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죽어 없어질 자신의 옛 몸에 대한 장례일.
어쩌면 이제 나는 새로운 몸을 갖게 될지도 몰라.
더 나은 몸을.
<132쪽>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팀 보울러 지음│김은경 옮김│놀(다산북스) 펴냄│28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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