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사라지지 않을 여행의 즐거움에 대하여 『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
[책 속 명문장] 사라지지 않을 여행의 즐거움에 대하여 『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0.2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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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한여름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요즘이다. 팬데믹은 일상의 모습을 바꿨다. 그리고, 모든 여행을 멈춰 버렸다. 휴가 시즌이 돼도 휴가 계획으로 마음이 들뜨기는커녕, 여행을 생각하면 깊어져 가는 마음의 병을 앓게 됐다. 여행 후 2주간의 격리를 감내하면 떠날 수 있는 곳을 일부 찾을 수 있지만, 쉽게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여행 상사병을 앓게 됐다. 치료 방법은 시간뿐이다. (중략)

누구나 성장하면서 ‘특별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과 후에 큰 변화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가장 먼저 겪는 ‘특별한 시점’은 수능시험을 치르고 대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이다. 수능시험을 치르기 전에는 부모님의 보호와 지원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수능시험을 치르고 대학에 입학하면 성인이 돼 독립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 큰 변화를 겪는다. ‘결혼의 전과 후’, ‘출산의 전과 후’도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중요한 변화를 겪는 시점이다. 전에 없던 큰 책임감이 생기고,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순간이다. 지구 한 바퀴 세계일주 여행이거나, 먼 나라로 떠나는 여행은 수능시험처럼 인생에서 의미 있는 ‘특별한 시점’이 된다. 여행을 사이에 두고 ‘여행 전’과 ‘여행 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 돼 있을 수 있다. 아름다운 여행지에서 큰 즐거움을 경험한다면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과 감사함을 가슴에 담아 온다. 고생을 경험한다면 다음번 시행착오를 피해 갈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 

팬데믹의 ‘전과 후’에도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비행기 캐빈에 앉아 여행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카페에 앉아서 책으로, 소파나 침대에 누워서 영상으로 여행을 대신해야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팬데믹이라는 변화를 피할 수도 없다. 다만 팬데믹 이후의 시간을 살아가야 할 뿐이다. 여행, 깊어져만 가는 마음의 병이 됐다. 일상으로 돌아갈 긴 기다림의 시간만이 치료제가 되는 불치병이 됐다. 깊어져 가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언젠가 다시 깜짝 놀랄 만한 여행을 바라는 독자님께, 이 책 『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가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11~15쪽>

『오늘도 여행을 생각합니다』
김홍재 지음│달꽃 펴냄│232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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